2026년 11월 1일 일요일오늘의 뉴스

끊지 못해 떨고 있는 이들 곁에 계신 하나님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을 돕는 현장의 실패와 아픔 속에서도, 상한 마음 곁에 가까이 계시며 다시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으십시오.

여호와께서는 마음이 상한 자들에게 가까이 계시며 회개하는 영혼을 구원하시는 자이시니라

시편 34:18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28

형제들아 사람이 만일 무슨 잘못에 빠진 것이 발견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너 자신을 살펴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 서로 남의 짐을 지라 그리하여 너희가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갈라디아서 6:1-2

오늘 아침 한 신문 기사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경향신문이 연재하는 ‘끊는 사람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은 ‘잘 끊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마약류 중독 문제의 최일선에 있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곧 마퇴본부를 향해 여러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가 제언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중 하나는 회복자를 지원 인력으로 세울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중독에서 회복했다고 이름 붙여진 사람들이 ‘회복 지원가’로 위촉되었는데, 그들 가운데 다시 중독에 빠지는 일이 생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이것이 마퇴본부를 찾는 중독자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합니다. 기사에 실린 내용은 여기까지이지만, 이 짧은 문장들 사이에는 끊고 싶어 하면서도 끊지 못해 밤마다 떨고 있을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중독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일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몸과 마음에 새겨진 습관, 주변의 관계, 다시 손을 뻗게 만드는 깊은 외로움과 수치심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끊으려는 결심이 한두 번 무너졌다고 해서 그 사람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는 마음이 상한 자들에게 가까이 계시며 회개하는 영혼을 구원하시는 자이시니라.’ 하나님은 우리가 완벽하게 설 때에만 곁에 오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이 부서져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을 때 가장 가까이 오시는 분입니다. 재발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우리가 먼저 붙잡아야 할 것은 정죄가 아니라 이 가까우심입니다. 하나님은 넘어진 사람을 한 번 더 찾아오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고 현실의 문제를 덮어 둘 수는 없습니다. 중독 회복을 돕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쉽게 무너진다면, 그 자리를 찾는 다른 중독자들은 또다시 상처를 입게 됩니다. 신중하게 사람을 세우고, 충분히 돌보고, 회복의 과정을 함께 지켜봐야 한다는 제언은 사랑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성경도 같은 마음을 가르칩니다. 갈라디아서 6장 1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형제들아 사람이 만일 무슨 잘못에 빠진 것이 발견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너 자신을 살펴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 바로잡는 일은 차갑게 내치는 일이 아니고, 온유함으로 해야 합니다. 또한 나 자신을 살피라고 말씀합니다. 누군가를 돕는 자리에 선 사람일수록 자기 연약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기사는 단지 제도를 점검하라는 요청으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회복자를 세우는 일이든, 재발한 이를 맞이하는 일이든, 그 모든 자리에 사람이 있고 그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긍휼이 필요합니다. 갈라디아서 6장 2절은 이어서 말합니다. ‘서로 남의 짐을 지라 그리하여 너희가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끊으려고 애쓰는 이의 짐은 그 사람 혼자 짊어질 수 없을 만큼 무겁습니다. 가족이 지쳐 있고, 이웃은 두려워 외면하며, 본인은 자신을 실패자로 여기기 쉽습니다. 그 무게를 나누어 지는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며, 그 나눔 속에서 회복의 길이 열립니다.

여기서 우리 자신에게 질문해 봅니다. 나는 지금 누군가의 짐을 함께 지고 있는가, 아니면 멀찌감치 떨어져 판단만 하고 있는가. 혹시 나 역시 무언가에 매여 끊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 중독이라는 말이 약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분노, 비교, 늘 손에서 놓지 못하는 화면, 자기를 비난하는 습관도 우리를 지치게 하고 주님에게서 멀어지게 합니다. 그럴 때 예수님의 초청이 들립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예수님은 우리가 잘 끊어 낸 다음에 오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지쳐 있고 무거운 그 상태 그대로 오라고 부르십니다. 우리를 쉬게 하시는 분은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주님의 은혜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작지만 구체적입니다. 마약 중독으로 힘겨워하는 가족이나 이웃이 있다면 그 이름을 떠올리고 조용히 기도해 보십시오. 그 사람을 정죄하는 말 대신 기다려 주는 말을 건네 보십시오. 그리고 나 자신도 주님 앞에 정직하게 서 보십시오. 무엇을 끊어야 하는지 알면서도 미루고 있는 것이 있다면, 혼자서 싸우기보다 믿을 만한 사람과 하나님께 함께 털어놓으십시오. 사망도 생명도 그 어떤 권세도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는 약속을 기억하십시오. 로마서 8장 39절의 말씀처럼, 우리를 끊어 놓을 수 없는 사랑이 우리의 가장 깊은 실패 속에서도 우리를 붙들고 있습니다.

기도

사랑의 하나님,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해 힘겨워하는 이들을 기억합니다. 마음이 상한 그들 곁에 가까이 계셔서 다시 일어설 힘을 주시고, 그들을 돕는 이들에게도 온유함과 지혜를 허락해 주소서. 우리 역시 주님의 쉼이 필요한 사람임을 고백하오니, 우리를 붙드시는 그 사랑 안에서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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